오늘은 매일 하루에 걸으면 몸의변화에 대하여 적어보려고 합니다.
걷기 실험을 시작한 이유와 첫 느낌
평소에도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있었다. 하지만 헬스장 등록은 작심삼일로 끝나기 일쑤였고,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해보려 해도 도구를 챙기고 동영상을 따라 하는 게 은근히 귀찮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친구가 “하루 1만 보 걷기만 해도 체력이 달라진다”라는 말을 했다. 순간 ‘걷기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장비도 필요 없고, 시간만 투자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가볍게 도전장을 던진 게 이번 실험의 시작이었다.
첫날, 핸드폰 만보기 앱을 켜고 하루 일과를 보냈다. 출근길, 점심시간 산책, 퇴근길까지 모두 합해도 겨우 5천 보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이 정도로는 안 되겠구나’ 싶어서 퇴근 후 일부러 집 근처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그렇게 억지로라도 발걸음을 채우니 1만 보에 도달할 수 있었고, 앱에서 ‘목표 달성!’이라는 문구가 뜰 때 은근히 성취감이 밀려왔다.
처음 며칠은 다리가 뻐근했고, 특히 종아리에 묵직한 피로가 몰려왔다. 하지만 동시에 기분 좋은 피곤함도 있었다. 몸은 고단한데 마음은 오히려 개운하다고 해야 할까. 하루를 제대로 살아낸 느낌이랄까. 그렇게 작은 뿌듯함이 쌓이며 실험은 계속 이어졌다.
2주 동안 몸과 마음에 생긴 변화
일주일 정도 지나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수면의 질이었다. 원래는 자려고 누워도 쉽게 잠에 들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걷기 실험을 시작한 뒤부터는 눈을 감으면 훨씬 빠르게 잠들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개운함이 달랐다. ‘이래서 사람들이 저녁 산책을 추천하는구나’ 싶었다.
체력적인 변화도 있었다. 처음 며칠은 1만 보를 채우고 나면 다리가 무겁고 허리도 뻐근했는데, 점점 익숙해지면서 그 느낌이 줄어들었다. 오히려 회사에서 계단을 오르내릴 때 숨이 덜 찼고, 장을 보러 가서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어도 버틸 만했다. 작은 체력의 변화가 일상에서 체감되니 신기했다.
마음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걷는 동안은 핸드폰을 거의 보지 않고, 이어폰으로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들으며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단순히 발걸음을 옮기고 호흡을 맞추는 그 과정이 의외로 명상 같은 효과를 주었다. 특히 스트레스가 심한 날, 집 근처 강변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머릿속이 정리되고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다. ‘걷기는 몸만이 아니라 마음도 정화해주는구나’라는 걸 직접 느꼈다.
체중 변화도 궁금해할 사람 많을 텐데, 2주 동안 눈에 띄게 빠진 건 아니었다. 하지만 허리띠가 약간 느슨해진 느낌은 분명 있었다. 무엇보다 거울에 비친 얼굴이 전보다 한결 상쾌해 보였다. 단순히 살이 빠진 게 아니라, 활력이 올라간 것이 눈에 보였다.
실험을 마치고 얻은 깨달음과 앞으로의 계획
2주간 하루 1만 보 걷기 실험을 끝내고 나서, 나는 몇 가지 중요한 걸 깨달았다. 첫째, 운동은 꼭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헬스장에 비싼 돈을 내고 가야만 ‘운동했다’라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냥 집 앞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몸과 마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었다.
둘째, 목표를 ‘1만 보’라는 숫자로 정해두니 습관이 훨씬 쉽게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퇴근길에 버스를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걷는다든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선택한다든지 하는 작은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마치 게임에서 점수를 채우듯이, 숫자를 채우는 재미가 동기부여가 됐다.
셋째, 혼자 하는 듯 보이는 이 실험이 사실은 주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같이 살고 있는 가족이 “너 맨날 걷는 거 보니까 나도 운동해야겠다”라며 저녁 산책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혼자서 시작한 작은 변화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염되는 걸 보면서, ‘건강한 습관은 나눌수록 더 커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험은 2주로 끝났지만, 나는 앞으로도 가능한 한 매일 1만 보를 채우려고 한다. 물론 일이 바빠서 못할 때도 있겠지만, 최소한 하루에 7~8천 보 이상은 걸으려고 한다. 중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성이라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결국 ‘매일 1만 보 걷기’는 단순한 발걸음의 누적이 아니라, 하루를 더 건강하고 충실하게 만드는 작은 습관이었다. 몸은 가벼워지고,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혹시 요즘 운동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거창한 목표 대신 오늘 집 앞에서 10분만 걷는 것부터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작은 걸음이 모여 놀라운 변화를 만든다는 걸, 나는 이번 실험을 통해 확실히 느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