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불가능할꺼같은 도전 하루5,000원 쓰기에 대하여 적어보겠습니다.
도전의 시작, 가능할까 싶은 실험
“하루에 5000원으로 일주일을 살아보자.” 처음 이 생각을 했을 때는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만 마셔도 기본 4500원,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음료를 집어 들면 순식간에 5000원을 넘어간다. 그런데도 이 실험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정말 필요로 하는 지출은 얼마나 될까?’라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조건은 단순했다. 교통비와 집세, 공과금 같은 고정비는 제외하고, 순수하게 식비와 소소한 생활비를 하루 5000원 안에서 해결해야 했다. 사실상 먹고 사는 비용을 최소화해 보는 도전이었던 셈이다.
첫날, 아침은 집에 있던 토스트와 달걀로 간단히 해결했다. 점심은 회사 근처에서 5000원짜리 백반집을 찾아냈고, 저녁은 남은 달걀로 계란찜을 했다. 그렇게 하루를 무사히 마쳤지만, 벌써 식재료가 빠르게 줄어드는 게 눈에 보였다. ‘이걸 일주일이나 버틸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일주일 동안의 현실적인 버티기 전략
둘째 날부터는 본격적으로 머리를 굴려야 했다. 먼저 시장과 할인 마트 활용이 필수였다.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는 작은 간식거리만 사도 예산을 초과하기 쉬웠다. 동네 시장에서 콩나물 한 봉지, 두부 한 모, 제철 채소 몇 가지를 사니 겨우 3000원도 안 들었다. 그 재료로 콩나물국을 끓이고 두부조림을 만들어 두니 최소 이틀은 버틸 수 있었다.
간식 욕구도 문제였다. 평소 같으면 오후 3~4시쯤 달달한 음료를 사 마셨을 텐데, 이번 실험에선 불가능했다. 대신 보리차를 끓여 두고 물병에 담아 다녔다. 입이 심심할 땐 집에 있던 뻥튀기 과자를 조금씩 나눠 먹었다. 그 작은 대체재들이 생각보다 큰 만족을 줬다.
외식을 거의 하지 못하다 보니 도시락 싸기가 습관처럼 자리 잡았다. 전날 저녁에 반찬을 조금 넉넉히 해두면, 다음 날 점심에 그대로 도시락으로 가져갔다. 회사 동료들이 배달음식을 시킬 때 혼자 도시락을 먹는 게 처음엔 조금 민망했지만, 오히려 ‘너 되게 알뜰하다’라는 반응을 들으니 은근 뿌듯했다.
일주일 중 가장 힘들었던 건 주말이었다. 평일에는 회사에 묶여 있어서 오히려 지출이 적었지만, 주말엔 밖에 나가고 싶은 유혹이 많았다. 카페에서 책 읽고 싶었지만, 커피값이 곧 하루 생활비 전부였다. 대신 집 근처 도서관을 찾아가 무료로 책을 읽었고, 텀블러에 직접 끓인 커피를 챙겨 갔다. 비용은 0원이었지만,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실험 후 깨달은 점과 생활의 변화
일주일이 끝나자, 나는 여러 가지를 깨달았다. 첫째, ‘5000원으로는 절대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다. 물론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인 식사와 생활은 충분히 가능했다. 다만 중요한 건 직접 요리하고 준비하는 노력이었다. 손이 많이 가긴 했지만, 오히려 음식을 직접 챙기면서 식습관이 건강해졌다.
둘째, 작은 돈이라도 쓸 때 신중해졌다. 예전에는 습관처럼 사던 편의점 커피, 충동적으로 집어 들던 간식들이 얼마나 많은 지출을 차지하는지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다. ‘이 돈으로 채소 한 봉지를 살 수 있는데 굳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습관처럼 따라붙었다.
셋째, 절약이 단순히 돈을 아끼는 행위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 과정에서 생긴 자율감과 성취감이 의외로 컸다. ‘나는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지 않고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또, 돈을 쓰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활동이 많다는 것도 알았다. 도서관, 산책, 집에서 요리하기 같은 단순한 것들이 의외로 큰 만족을 줬다.
실험이 끝난 뒤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가긴 했지만, 지갑을 여는 습관은 확실히 달라졌다. 커피는 일주일에 두세 번만 사 마시게 되었고, 외식도 줄어들었다. 자연스럽게 한 달 지출이 줄었고, 남은 돈은 저축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 실험은 단순히 ‘5000원으로 살 수 있나?’를 확인하는 게 아니었다. 소비 습관을 돌아보고, 진짜 필요한 것과 단순한 욕구를 구분하는 시간이었다. 하루 5000원이라는 숫자는 작았지만, 그 안에서 느낀 배움은 결코 작지 않았다.
혹시 요즘 지출이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일주일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루 5000원 실험을 해보길 권하고 싶다. 돈을 아끼는 것 이상의 경험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