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거울없이 지내는 시간에는 나는 어떻게 변화가 있을까에 대한 내용을 적어보았습니다.
아침의 낯선 시작, 거울 없는 하루의 첫 느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무심결에 세면대 앞 거울을 보려다 멈췄다. 오늘은 “하루 종일 거울을 보지 않기” 도전의 날이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거울은 단순히 얼굴을 비추는 도구가 아니라, ‘오늘의 나’를 점검하는 창구이기도 하다. 평소엔 무심하게 보고 넘겼지만, 막상 보지 못하니 생각보다 불편했다. 세수를 할 때도, 화장을 할 때도, 머리를 정리할 때도 “내가 지금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궁금증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화장대의 거울은 천으로 덮고, 휴대폰의 셀카 모드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오롯이 감각만으로 하루를 보내보기로 한 것이다.
출근길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조차 보지 않으려고 일부러 고개를 돌렸다. 처음엔 불안했다. 혹시 머리가 엉망이면 어쩌지? 화장이 번졌으면 어쩌지? 이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묘한 해방감이 밀려왔다. “어차피 내 모습을 아무도 완벽하게 기억하진 않잖아.” 라는 생각이 들자, 이상할 만큼 마음이 편해졌다.
외모보다 ‘표정’과 ‘목소리’에 집중하게 된 하루
거울을 보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보다 ‘내가 어떤 태도로 말하고 있는가’에 더 집중하게 됐다.
점심시간 동료들과 대화할 때도 평소엔 신경 쓰던 립스틱이나 헤어 상태보다, 내 표정과 말투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거울이 없으니 ‘보여지는 나’보다 ‘전달되는 나’가 중심이 된 것이다.
평소엔 대화 도중에도 “지금 웃는 게 이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은 그런 의식이 사라졌다. 자연스럽게 웃고,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신기하게도 동료들이 “오늘 분위기 되게 좋아 보인다”라고 말하더라.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잘 보이려는 나’를 내려놓으니, 오히려 더 진짜 나답게 보였다는 걸.
퇴근 후 카페에서 공부를 하며 창가에 앉았을 때, 반사되는 내 모습이 살짝 보였지만 의도적으로 피했다. 대신, 머릿속으로 ‘오늘 하루의 나’를 그려봤다. 아침에 출근하던 나, 점심시간에 웃던 나, 커피를 마시던 나.
그림처럼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거울 속의 내가 아니라, 살아있는 장면 속의 나였다. 그 순간 느꼈다. 거울이 없다고 해서 ‘나’를 잃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선명하게 ‘내 안의 나’를 보게 된다는 것을.
하루가 끝나고 마주한 진짜 나
하루 종일 거울을 보지 않다가, 잠들기 전 마침내 거울 앞에 섰다. 하루 종일 가려두었던 천을 걷고, 조용히 내 얼굴을 마주했다.
신기하게도 어색하지 않았다. 피곤한 얼굴 속에서도 평소보다 표정이 부드러워 보였다. 하루 종일 스스로를 꾸미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꼈던 그 편안함이, 얼굴에도 그대로 묻어나 있었다.
거울을 보지 않으면 자신감이 떨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오히려 ‘나’를 평가하는 시선이 줄어드니, 진짜 자신감이 조금 자라난 느낌이었다.
내 얼굴의 좌우 균형이나 화장의 완성도보다, 내가 하루 동안 어떻게 웃었고, 어떻게 사람들과 대화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이 실험을 통해 깨달은 건 단순하다.
‘외모 자신감’은 거울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내가 하루를 어떻게 살아냈는가에서 만들어진다는 것.
하루 동안 거울 없이 지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굉장히 의미 있었다.
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오늘의 나’를 점검하느라 바쁘지만, 정작 마음속의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부족하다.
거울을 덮어두는 하루는, 세상에서 잠시 외모 평가를 멈추고 나 자신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이었다.
다음엔 “휴대폰 카메라 없이 하루 보내기”도 해볼 생각이다.
혹시 당신도 자신감이 흔들릴 때가 있다면, 하루쯤은 거울 없이 살아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그때야 비로소, 거울보다 더 진짜 ‘나’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