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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 손글씨만 쓰기 – 디지털 없이 기록하는 감성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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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쫑디개발 2025. 10. 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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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손글씨로 기록하게되면 어떤 좋은점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디지털없는세상
손글씨로 남겨보는 기록

‘메모 한 줄도 스마트폰 없이’ 도전의 시작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손이 자동으로 휴대폰을 찾았다.
알람을 끄고, 오늘 일정 확인하고, 메시지를 보던 그 익숙한 습관.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디지털 금지, 손글씨로만 하루를 보내보기.
그래서 휴대폰 대신 공책 한 권과 펜 한 자루를 들었다.

처음엔 사소한 것부터 불편했다.
“오늘 몇 시에 미팅이었지?”
보통은 캘린더 앱을 열어보면 되는데, 이제는 손으로 써둔 메모를 뒤적여야 했다.
볼펜 끝이 종이를 긁는 소리가 어색하게 들렸다.
하지만 몇 줄 써내려가자 금세 감각이 돌아왔다.
손이 글자를 따라 움직일 때마다, 머리 속이 차분히 정리되는 느낌.

회의 준비도 노트북 대신 종이 노트에 직접 정리했다.
타이핑보다 속도는 느렸지만, 신기하게도 내용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글씨를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그 ‘과정’ 자체가 내 뇌를 한 번 더 깨워주는 것 같았다.
느리지만, 오히려 집중도는 훨씬 높았다.

손으로 쓰는 하루, 그 안에서 발견한 ‘감정의 리듬’

점심시간, 커피를 마시며 오늘의 감정을 일기처럼 적었다.
손글씨는 정말 신기하다.
같은 문장이라도 키보드로 칠 때와는 감정의 결이 다르게 느껴진다.
‘오늘 기분이 좋았다.’
이걸 타이핑하면 그냥 평범한 문장일 뿐인데,
손으로 쓰면 글씨의 힘이 달라진다.
기분이 들뜨면 글씨도 커지고, 피곤하면 힘이 빠진 필체가 나온다.
그래서 손글씨는 마치 나의 ‘심리 리듬 그래프’ 같았다.

한참 쓰다 보니, 예전의 편지 문화가 생각났다.
메일이나 메시지보다 손편지가 왜 특별한지 오늘에서야 알았다.
글씨 하나하나에 그 사람의 마음 온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나도 나 자신에게 편지를 써봤다.
“요즘 너무 바쁘지? 그래도 잘 버티고 있어.”
이 한 줄을 쓰는데도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타자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정이었다.

심지어 대화도 손글씨로 해결했다.
친한 동료에게 포스트잇으로 “오늘 점심 뭐 먹을래요?”라고 써서 건넸다.
그 사람은 ‘직접 쓴 글씨’를 보고 미소 지으며 “와, 이거 귀엽다”라고 답했다.
말보다 글보다 종이 한 장이 전해주는 따뜻함이 있었다.

느림 속의 집중, 손글씨가 알려준 하루의 여백

하루를 마무리하며 손으로 오늘의 기록을 정리했다.
스마트폰 없이 보낸 하루는 생각보다 고요했고, 그 고요함이 오히려 좋았다.
평소엔 알림음에 쫓기고, 메시지에 반응하느라 늘 ‘즉각적인 나’로 살아왔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느림을 허락한 나를 만났다.

손글씨로만 하루를 보내보니,
기록이 단순한 ‘정보 저장’이 아니라 ‘생각의 정리’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글자를 쓰면서 불필요한 생각은 자연스레 걸러지고,
진짜 중요한 일만 또렷하게 남았다.
하루 동안의 일정, 대화, 감정이 종이 위에 고스란히 쌓이니
그 자체로 하루의 흔적이 눈에 보이는 기록물이 되었다.

물론 불편한 점도 많았다.
검색을 못 해서 필요한 정보를 바로 찾을 수 없었고,
메시지를 제때 확인하지 못해 약속 시간도 헷갈렸다.
하지만 그 대신 얻은 건, 집중력과 여유, 그리고 아날로그 감성이었다.

손글씨가 주는 매력
손글씨로 느끼는 감성

하루를 천천히 살아보니,
‘빠르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이 얼마나 나를 지치게 했는지도 알게 되었다.

손글씨로 하루를 보내는 건 단순한 불편함의 도전이 아니었다.
그건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감성 리셋 실험이었다.
느리게 써 내려간 글씨 속에서
나는 하루의 감정, 생각, 그리고 잊고 있던 ‘나의 속도’를 찾았다.

디지털의 편리함은 놓기 어렵지만,
가끔은 펜 한 자루로 하루를 살아보는 것도 괜찮다.
그 하루가 당신의 마음을 더 따뜻하게,
그리고 조금 더 ‘사람답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